2013-14시즌 우승을 이룬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두 줄 수비’의 교과서를 구축한 가운데, 최근 2016-17시즌 더블을 달성한 지네딘 지단 감독 역시 레알마드리드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투톱으로 올리고, 이스코를 다이이몬드의 꼭지점으로 삼는 다이아몬드형 4-4-2를 중심 전술로 삼았다. 두 4-4-2 모두 4-3-3과 유기적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공통점.
◆ 두 얼굴의 4-4-2, 측면을 중시하는 발렌시아
굳이 비교하자면 발렌시아의 4-4-2는 과거 아틀레티코의 4-4-2와 가깝다. 4명의 수비수와 4명의 미드필더, 두 명의 공격수가 일자 라인을 이뤄 라인 사이 간격을 촘촘히 한다. 1차적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측면을 타고 빠른 속공으로 역습한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도 비야레알을 지휘하면서 안정된 4-4-2 구조를 구축했던 바 있다. 아틀레티코의 모사로 볼 수는 없다.
발렌시아의 4-4-2는 마무리 능력이 좋은 두 명의 역동적인 공격수와 준족에 화려한 드리블 능력을 갖춘 곤살루 게디스,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오갈 수 있는 카를로스 솔레르 등 네 명의 역습 조합 플레이로 간결하지만 치명적인 축구를 해왔다. 조프리 콘도그비아와 다니 파레호가 구성한 중원은 파레호가 공격 전개를 전담하고, 콘도그비아가 뒤를 받치는 형태로 피지컬과 창조성이 조화를 이룬다.
좌우 풀백 호세 가야와 마르틴 몬토야도 측면 공격력이 충분해 주도권을 잡으면 상대 지역을 휘몰아친다. 단단한 수비가 기반이지만, 12라운드까지 팀 총 득점이 32골로 바르사에 한 골 모자란 수치를 기록한 점에서 화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날개 없는 4-4-2, 중원에 집중하는 바르사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이 새로 부임한 바르사는 클럽의 철학이 담긴 4-3-3 포메이션 대신 날개 없는 4-4-2로 올 시즌을 전반기를 보내고 있다. 부동의 스리톱을 형성하던 MSN 트리오가 네이마르의 PSG 이적으로 해체되었고, 대체 선수로 영입된 우스만 뎀벨레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찾은 해법이다. ‘날개’ 제라르드 데울로페우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파울리뉴, 세르히오 부스케츠, 이반 라키티치를 중원 지역에 동시에 투입하고 있다.
발렌시아와 경기에선 이니에스타가 왼쪽, 라키티치가 오른쪽 측면에 섰다. 두 선수 모두 중앙 지역에서 활동하는 게 더 익숙하다. 이니에스타의 경우 경력 초기에 처진 공격수로 뛰기도 했고, 주제프 과르디올라 부임 초기에는 왼쪽 날개로 뛰기도 했으나 황혼기를 맞은 지금은 신체 능력과 스피드의 저하로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장 편안한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라키티치 역시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은 세비야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바르사의 4-3-3 포메이션에서두 세 명의 미드필더 구성 중 우측을 맡았으나 아예 측면 자원으로 날개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두 선수는 수비 상황에서 라인 사이를 좁히는 ‘4-4-2’ 대형을 구축할 때 외에는 중앙 지역으로 들어와 볼 점유와 패스 플레이에 집중했다. 좌우 윙백 조르디 알바와 넬송 세메두가 전진해 측면 공격을 맡았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 투톱 중 한 자리를 맡은 메시가 중앙 지역에 모여서 플레이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바르사는 기본적으로 볼 장악력이 뛰어난 팀이다. 중앙 지역에서 공을 소유하고 있으면 배후에 수비수 네 명이 나란히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다. 전진해서 공격에 가담해 자기 진영으로 내려선 상대 팀과 수 싸움에서 보조를 맞춰야 한다. 전반전에 바르사는 71%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발렌시아가 201회 패스를 시도해 100회만 성공하는 동안 468회 패스 중 376회를 연결했다. 두 풀백이 전진하는 데 무리 없는 경기를 한 것이다.
바르사는 루이스 수아레스와 리오넬 메시를 투톱으로 둔다. 앞서 언급한대로 바르사가 기반 포메이션은 4-4-2 대형을 유지하는 것은 상대에게 공 소유권을 내줬을 때뿐이다. 개인 능력을 떠나 구조적 안정성이 좋은 수비 대형이다. 바르사는 공격시 메시가 2선이나 중원 지역으로 내려와 미드필드 플레이에 관여한다. 왼쪽 미드필더 이니에스타가 중앙으로 좁혀 오면, 메시와 이니에스타가 근거리에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압박을 풀어낸다.
라마시아에서 자란 이니에스타와 메시는, 차비 에르난데스가 떠난 바르사 중원 플레이의 정수다. MSN 트리오가 건재하던 시절 배후에서 궂은 일을 하던 라키티치는 파울리뉴와 가까이서 플레이한다. 파울리뉴는 메시가 배후로 내려오면 전방으로 올라가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거나, 공을 잃은 순간 메시에게 미진한 전방 수비를 지원한다. 라키티치가 공격 전개에 가담하기 위해 이동하면, 그 빈 자리를 채우려 이동하기도 한다.
파울리뉴는 라키티치와 근거리에서 위치를 바꾸거나 공을 주고 받는다. 결국 이니에스타-메시-파울리뉴-라키티치가 중앙 지역에서 블록을 이루고, 이 블록이 공의 흐름에 따라 위치를 바꿔가며 빌드업한다. 부스케츠는 빌드업 상황에서 두 센터백 사이로 내려가 기점 역할을 한다. 배후로 빠져 시야를 넓게 갖고 공을 뿌린다. 공을 잃으면 파울리뉴 옆으로 전진해 전방 수비를 촘촘히 한다.

◆ 공격 주도한 바르사, 효율성 높았던 발렌시아
경기가 열린 장소는 발렌시아의 안방 메스타야였지만, 경기 주도권은 바르사가 쥐고 있었다. 메시와 이니에스타의 볼 소유력과 창조성은 발렌시아가 중원에서 경기를 지배하지 못하게 했다.
여기에 부스케츠가 두 센터백 사이, 파울리뉴의 옆은 물론 메시와 이니에스타의 빌드업 전개로 이어진 전진 패스 연결 등 미드필드 플레이를 완벽에 가깝게 수행했다. 결국 바르사 플레이의 정수는 라마시아 출신이 이루는 중원 하모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파울리뉴와 라키티치는 발렌시아의 속공이 전개되는 순간 빠르게 달려 들어 코스를 차단했다. 수비 대응이 좋았다. 이 과정에는 라이트백 넬송 세메두의 반응도 빨랐다. 왼쪽의 알바는 공격 전진 상황에서 이니에스타, 메시와 콤비네이션이 좋았다. 바르사의 팀 플레이가 매끄러웠다.
바르사는 공수 양면에서 집중력이 좋았다. 전반전에 바르사는 총 7차례 슈팅을 시도했는데 6차례가 유효 슈팅이었다. 전반 30분경 메시의 왼발 중거리 슈팅은 발렌시아 골키퍼 네투가 빠트리며 골라인을 통과했다. 부심이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오심으로 골을 인정 받지 못했다. 발렌시아는 전반전 세 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이 막아야 하는 슈팅은 없었다. 유효 슈팅를 하나도 연결하지 못했다.
바르사는 제라르드 피케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오랫동안 선발 수비수로 뛰지 못한 토마스 페르말런과 사뮈엘 움티티를 센터백 조합으로 세웠다. 페르말런은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에도 생각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발렌시아 투톱은 파레호나 두 풀백의 전진이 더뎌 외로운 경기를 했다. 발렌시아는 게디스가 개인 능력을 통해 시도한 몇 차례 측면 돌파 시도가 그나마 효과를 발휘했다.

◆ 발베르데 감독의 기민한 용병술, 결국 골로 가는 길을 연 메시
선제 골을 넣은 발렌시아는 이제 특별히 볼 소유 싸움에 적극 나서거나, 중원 지역에서 싸움에 힘을 뺄 필요가 없어졌다. 골이 필요한 바르사가 전진하면 두 줄 수비로 막고 측면을 탄 역습을 전개하는 것 만으로 충분히 잔여 시간 경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발렌시아의 4-4-2 대형은 후반전에 더 견고해졌다.
전술 변화, 선수 교체가 필요한 쪽은 바르사가 됐다. 바르사는 후반 23분 라키티치를 빼고 전형적인 윙어 데울로페우를 투입해 스리톱을 형성했다. 중원 지역 보다 한 칸 높은 파이널 서드 지역의 숫자를 늘렸다. 상대 골문에 가까이서 공격을 전개하려는 의도다. 메시가 2선으로 내려와도 데울로페우가 우측 전방 지역을 점유하고, 수아레스가 전방에서 커버할 범위나 견제 당한 선수가 줄어든다. 수비 시에는 데울로페우가 그대로 라키티치 자리에 서서 4-4-2 대형 유지가 가능하다.
후반 27분에 이니에스타도 빠지고 데니스 수아레스가 들어왔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 조합을 모두 바꾼 것이다. 더 잘 뛰고, 더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선수를 연이어 투입했다. 이제 공을 오래 쥐고 연결해서 경기하기 보다 빠르게 상대 전열을 흔들 필요가 있다. 주중에 UEFA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 원정을 치르기도 한 이니에스타와 라키티치의 체력이 이른 시간 소진되기도 했다. 두 선수 보다는 측면 지향적인 선수를 넣었다.
메시는 중앙 공격수로 기용되면서 레프트백 알바와 콤비네이션 플레이 빈도가 늘고 있다. 올시즌 알바의 패스로 4골을 넣은 메시는 발렌시아전에 알바의 동점 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35분 바르사의 마지막 교체 카드도 오른쪽 윙어, 측면 미드필더, 라이트백으로 뛸 수 있는 측면 지향 선수 알레시 비달이었다. 지친 세메두를 빼고 측면 오버래핑을 위한 체력을 보강했다.
측면을 강화한 바르사의 선택은 적중했다. 후반 37분, 메시가 2선으로 빠지고 수아레스와 데울로페우가 전방에서 넓게 벌려 서며 발렌시아의 수비 간격을 벌렸다. 메시가 왼쪽 전방으로 시도한 스루 패스를 알바가 달려 들어와 논스톱 슈팅으로 득점했다. 알바 역시 뒷공간에서 풀백의 바깥으로 치고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이뤄진 빠른 침투를 발렌시아 수비도 놓쳤다.
전방 압박은 현대 축구에서 모든 팀에게 당연한 개념이 됐다. 기회는 90분 경기가 야기하는 체력의 한계로 압박이 느슨해 질 때다. 허점은 이때 나온다. 과밀한 중원 보다 측면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 바르사의 골도 결국 측면에서 나왔다.
다니 아우베스가 떠난 이후 메시는 투톱 중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레프트백 알바와 접점이 늘어나고 있다. 알바가 올 시즌 라리가에서 기록한 4개 도움이 모두 메시의 골로 이어졌고, 메시도 이날 자신의 4호 도움을 알바에게 연결했다. 지난 2016-17시즌 메시는 9개 도움 중 하나도 알바에게 준 것이 없고, 알바도 6개 도움 중 2개만 메시에게 연결했다.
발렌시아는 실점 직전에 공격수 모레노를 빼고 미드필더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를 투입했다. 게디스가 차차 옆으로 올라가면서 선수들의 위치가 조정되었는 데, 이때 전방 수비의 밀도와 집중력이 흔들렸다. 선수 교체가 구조 변화나 포지션 이동으로 이어지는 순간에 골이 나기 쉽다. 팽팽한 경기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집중력이다.

◆ 전술의 핵심은 선수의 수행능력이다
축구 전술의 완성은 결국 선수다. 바르사의 중앙 지향적 4-4-2는, 바르사 선수 구성에서 최적의 경기력을 내기 위한 고민 끝에 나왔다. 발렌시아의 4-4-2도 선수들의 개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로 경기했다.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 구축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감독은 지난시즌부터 RCD에스파뇰에서 이와 유사한 4-4-2 포메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2016-17시즌에는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으나 라리가 판도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올 시즌에는 더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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